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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돗뽀 어디갔엉?”

 “칸논자카? 모르겠는데.”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학교에서도 돗포는 머리카락 끄트머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쉬는 시간마다 교실로 찾아가 봐도 자리에 있는 법이 없었고 같은 반 녀석들에게 물어봐도 누구 하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가 의도적으로 히후미를 피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만약 히후미의 예감이 적중했다면 그 이유가 될만한 것은, 어제의 입맞춤, 하나밖에 없었다. 혹시 싫었던 걸까? 생각해보면 아무리 히후미가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고는 해도, 돗포 역시 집에 돌아간 후로 아무 연락이 없었다. 고양된 감정에 취해 차마 신경을 쓰지 못했다. 만약 그래서, 히후미의 제멋대로인 행동이 싫었기 때문에 그를 피하고 있다면? 생각의 방향이 잡히자 돗포의 행동 하나하나가 퍼즐을 맞추듯 그 틀에 맞아 들어갔다. 아침에 혼자 가버린 것도, 쉬는 시간마다 자리를 비우는 것도, 전부 히후미를 마주치지 않기 위함이었다.

 만약 그가 ‘칸논자카 돗포’였다면 혼자서 내린 결론으로 납득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자나미 히후미’였기에 그는 더욱 돗포를 만나야 했다. 만나서 대화를, 그가 정말 자신이 싫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라면 최소한 미안했다는 말이라도 해야 했다. 결국 이번에도 만나지 못한 채 다음 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반으로 돌아가기 전, 교실로 들어오는 학생들 중 아무나 한 명을 붙들고 말을 건넸다.

 “있잖아, 이따가 돗뽀 오면 국어쌤이 수업 끝나고 구관 도서실로 오라고 했다구 좀 전해 주랑. 꼭 얘기해줘야 돼, 알겠징?!”

 담임 선생님한테는 죄송했지만, 제 이름을 대면 아예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선생님의 이름을 팔아가며 거짓말을 쳤다. 거기에 덧붙여 자신이 전해달라 했다고는 절대 하지 말라는 말도 함께.

 오후 수업 내내 집중이 되지 않았다. 원래도 수업을 열심히 듣는 타입은 아니었으나 오늘은 유난히 선생님이 말하는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노트 귀퉁이에는 누군가의 이름을 적었다 지운 흔적만이 가득했다. 왜 입까지 맞출 마음이 들었을까, 라고 묻는다면 할만한 말이 없었다. 그냥 하고 싶었다. 그 순간만큼은 입을 맞춰야 할 것 같았다. ‘뽀뽀’라는 단어와 함께 어제의 기억이 떠올라 순식간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내리려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대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아, 어떡해.

 “어이, 이자나미! 집중 좀 해라!”

 집중하고 있다구요. 돗포 한정이지만. 수업이 너무나 지루하게 느껴져 종이 울리기까지 시계를 몇 번이나 쳐다봤는지 셀 수도 없었다. 종례를 하러 들어온 담임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청소고 뭐고 내팽개치고는 그대로 구관으로 달려갔다. 구관 도서실 쪽은 사람들 잘 안 오니까, 거기라면 돗포하고 얘기하기도 괜찮을 거야. 그렇게 내달려 구관 1층 복도에 도착했을 때, 한 명의 인영이 히후미의 시야에 들어왔다. 어떻게 먼저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안에 사람이 없는 모양인지, 돗포가 문 앞에 서서는 문틈을 살짝 벌리고 그 사이로 들여다보고만 있었다. 아마 교실에 있는 저의 담임 선생님을 찾고 있을 터였다. 거짓말을 한 건 미안했지만 생각보다도 잘 먹혀들었다는 사실에 의기양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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