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방과후 히후도_배삼공].png](https://static.wixstatic.com/media/9039be_f897ba4b6a3c4889b2b3d9f5dee24609~mv2_d_1985_2861_s_2.png/v1/fill/w_869,h_1241,al_c,q_90,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1%20%5B%EB%B0%A9%EA%B3%BC%ED%9B%84%20%ED%9E%88%ED%9B%84%EB%8F%84_%EB%B0%B0%EC%82%BC%EA%B3%B5%5D.png)
배삼공
@erob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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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 더워 죽겠네, 진짜루!”
끔찍하게 더운 날이었다. 해가 머리 꼭대기에서 내리쬐던 탓에 옥상 구석의 그늘을 빌려 햇빛을 피하고 있었다. 차라리 비나 한번 시원하게 쏟아져 주면 좋겠는데. 히후미가 아무리 칭얼거려도 맑은 하늘에선 비는커녕, 물 한 방울조차 떨어지지 않았다. 미지근한 바람이 앞머리를 살랑이고 지나가봤자 더운 건 매한가지였다. 더운 게 싫으면 교실로 돌아가면 되잖아.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지만, 돗포는 당연한 말을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런 말로 곧장 내려갈 녀석이었다면 처음부터 옥상에 올라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돗포 자신이 지금의 공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파아란 하늘 아래 히후미와 돗포 단둘밖에 없는, 그래서 히후미를 독점한 듯한 기분을 놓고 싶지 않았다. 멀리서 매미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완연한 여름이었다.
“돗뽀. 저번에 봤던 라멘 가게, 공사하던 데 있잖아! 거기 오픈했다던데 학교 끝나고 가보장!”
“라멘? 이 날씨에?”
“안에는 에어컨 완~전 빵빵하게 틀어놨겠지, 뭐! 갈 거지?”
“어차피 갈 생각으로 물어봤을 거 아냐…. 알겠어.”
“좋아, 좋아! 먹고 노래방도 가자! 어어엄청 오랜만에 가고 싶어!”
“동생 집에 혼자 있어서 오래는 못 놀 텐데….”
“그럼 그냥 돗뽀네 가서 놀까?”
“뭐…. 마음대로 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마지막 교시가 끝날 즈음에는 하늘에 구름이 짙게 끼어 머리 위로 내리쬐던 햇빛도 그 기세가 약해졌다. 시야가 조금 우중충하긴 했지만,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덥다고 징징대던 것이 무색하게 더위 역시 한풀 꺾여 들어갔다. 담임 선생님의 뻔한 종례 말씀 따위는 돗포의 귓가에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누군가의 한 마디가 그 사이를 날카롭게 파고들었으니.
“어, 밖에 비 온다!”
그 말 한마디에 돗포를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순식간에 창밖을 향했다. ‘비가 온다’고 호들갑을 떨던 것 치고는 성가시게 물 몇방울이 떨어져 내리는 정도였지만, 어쨌든 그 녀석은 거짓말을 하진 않았다. 오늘 비 온다던 말이 있었나…. 비라고 하기 애매한 수준이었음에도 하늘에서 떨어지던 몇 개의 물줄기는 순식간에 교실이 시끄러워지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나 우산 없는데! 오늘 학교 끝나고 약속 있었단 말이야! 저마다가 제 할 말을 한마디씩 던지는 사이에서 돗포 역시 멍하니 중얼거렸다. 아, 그냥 집에 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