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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돗포, 뽀뽀해도 돼?”

 “…뭐?”

 “안 싫다며? 그러면 좋은 거 아냐?”

 나 참. 돗포가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보통 좋아한다거나, 그런 말부터 나올 순서 아니냐고. 기대하던 말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창문 너머로 바람이 새어 들어와 앞머리를 간질인다. 살랑이는 앞머리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을 닮은 눈동자가 여름의 하늘을 닮은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입술이 포개진다. 심장이 쿵쾅대는 소리가 온통 머릿속에 울렸다. 그렇지만, 히후미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붙잡힌 손목을 슬그머니 빼내고는 빈손을 깍지껴 잡았다.

 좋아해. 두 글자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맞닿은 입술이 아니었다면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내뱉었을지 모른다. 짧게만 느껴지는 입맞춤은 아쉬움을 남겨, 그 자리에서 몇 번을 연달아 입술을 맞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붉어진 뺨에 바람이 스친다.

 “좋아해.”

 좋아해, 돗포. 입맞춤으로 새어나오려던 말을 막고있던 것은 돗포 뿐만이 아니었다. 웃음이 나왔다. 왜 이런 것까지 똑같은 거야. 돗포가 히후미의 입술 위로 제 입술을 눌렀다. 손가락 끝이 간질거려 괜히 맞잡은 손에 힘을 줘 붙들었다. 언제부터 좋아했어? 같은 진부한 물음은 필요 없었다, 그것마저도 자신과 같을 테니까.

 “정말 좋아해, 히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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